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나눠서 생각합니다.
“이번 달은 다이어트, 그 다음은 벌크업.”
살을 빼는 시기와 근육을 늘리는 시기를 완전히 분리해서 계획하죠.
하지만 실제 우리 몸은 그렇게 칼같이 나뉘지 않습니다.
체지방을 서서히 줄이면서 동시에 근육을 유지하거나, 조금씩 늘려갈 수 있는 구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.
이를 보통 “리컴프(Body Recomposition)”라고 부릅니다.
체중은 크게 변하지 않아도,
체지방률은 내려가고, 근육량은 유지·상승하는 상태를 말합니다.
1. 이론적으로는 가능한가? – 근거부터 확인
리컴프는 단순한 ‘다이어트 자기위안’이 아니라, 실제로 여러 스포츠 영양 관련 자료에서 다뤄지는 개념입니다.
다만, “누구에게, 어떤 조건에서” 가능한지가 중요합니다.
조금 더 깊이 보고 싶다면 이런 자료들을 참고해볼 수 있습니다.
이런 곳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메시지는 하나입니다.
“칼로리를 아주 크게 깎지 않고, 근력운동과 단백질 섭취를 유지하면 리컴프는 충분히 가능하다.”
2. 리컴프가 잘 되는 사람들의 공통점
체지방을 줄이면서 근육을 늘리는 데 유리한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.
-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은 사람
- 한동안 운동을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는 사람(“복귀자”)
- 과체중·비만 범위에서 근력운동과 식단을 함께 잡는 사람
이미 체지방률이 매우 낮고, 근육량도 높은 ‘상위 레벨’의 선수라면
체지방 감소와 근육 증가를 동시에 가져가는 것이 훨씬 어렵지만,
대부분의 일반인, 특히 30~60대에게는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전략입니다.
3. 리컴프의 3대 축: 운동 · 단백질 · 칼로리
① 주 3회 이상 근력운동 – 몸에 “이 근육은 필요하다”는 신호
근육은 ‘에너지 낭비’로 취급되기 쉽습니다.
몸 입장에서는 필요 없다고 판단하면 바로 줄여버립니다.
그래서 “이 근육은 지금도 쓰이고 있다”는 신호를 계속 보내줘야 합니다.
이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바로 주 3회 이상 근력운동입니다.
벤치프레스, 스쿼트, 데드리프트 같은 복합 운동이 대표적이고,
덤벨 프레스, 로우, 런지, 풀업/랫풀다운, 숄더프레스 등으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.
② 단백질: 체중 1kg당 1.6g 전후
근육은 자극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.
충분한 재료(단백질)가 있어야 실제로 늘어납니다.
신체 활동량이 있는 성인의 경우,
체중 1kg당 1.6g 전후(1.4~2.0g 사이)가 많이 권장되는 범위입니다.
예를 들어 체중 65kg라면 하루 100~120g 정도가 기준선이 됩니다.
보다 자세한 영양 가이드는 이런 곳에서 토대를 잡을 수 있습니다.
③ 칼로리: ‘많이 줄이는 것’이 아니라 ‘조금만 줄이는 것’
리컴프의 핵심은 “극단적 다이어트가 아니다”라는 점입니다.
칼로리를 크게 줄이면 체지방도 줄지만, 근육도 함께 깎여나갑니다.
그래서 리컴프에서는 보통 이런 접근을 사용합니다.
- 유지 칼로리보다 약간 낮게(대략 200~300kcal 부족)
- 배가 아주 부르지도, 그렇다고 항상 배고프지도 않은 정도
- 탄수화물·지방을 다 빼는 게 아니라, “과한 부분만” 덜어내기
이렇게 가면 몸은 에너지를 주로 지방에서 끌어 쓰게 되고,
근육은 “자극 + 단백질 + 최소한의 칼로리” 덕분에 유지 혹은 소폭 성장하게 됩니다.
4. 실제로는 어떻게 느껴질까?
리컴프를 잘 하고 있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체감은 이렇습니다.
- 체중은 큰 변화가 없는데, 거울 속 라인이 뚜렷해진다.
- 바지가 허리는 남는데, 허벅지와 엉덩이는 단단해진다.
- 인바디에서 체지방률은 서서히 내려가고, 골격근량은 유지 또는 소폭 상승.
즉, 몸무게 숫자보다는 실루엣과 체지방률의 변화가 더 중요한 시기입니다.
5. 실패하는 패턴 3가지
반대로, 다음과 같으면 리컴프는 거의 실패합니다.
- 유산소만 과하게 하는 경우
걷기·러닝만 늘리고 근력운동이 없으면, 지방과 함께 근육도 빠져나갑니다. - 칼로리를 너무 줄이는 경우
“한 끼만 먹기”, “극단적 단식”으로 버티면 체중은 빨리 빠지지만, 금방 다시 올라오고 근육은 더 잃습니다. - 단백질이 턱없이 부족한 경우
근육 합성에 필요한 재료가 부족한 상태에서 운동만 늘리면, 몸은 오히려 더 피곤해집니다.
6. 지속 가능한 리컴프를 위한 실전 루틴 예시
아주 단순하게 정리하면, 이런 흐름입니다.
월: 상체 근력 + 가벼운 유산소
수: 하체·둔근 근력 + 걷기
금: 전신 근력 or 약점 보완
나머지 요일: 가벼운 걷기, 스트레칭, 회복
· 매 끼니에 단백질 포함하기 (계란, 생선, 두부, 닭가슴살 등)
· 정제 탄수(빵·과자·설탕)는 줄이고, 밥·고구마·과일 위주로
· 야식·과음 줄이기
· 너무 배고픈 상태로 오래 버티지 않기
7. 숫자가 아니라 방향을 보는 시기
체지방은 줄이면서 근육량을 늘리는 건,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는 작업입니다.
대신 한 번 성공하면, “요요가 적고 오래 가는 몸”으로 연결됩니다.
체중 숫자를 빠르게 줄이는 대신, 이렇게 질문을 바꿔보는 게 좋습니다.
- 이번 달, 내 스쿼트 중량은 얼마나 늘었는가?
- 내가 먹는 단백질 양은 일관적인가?
- 지난달보다 체지방률은 0.5~1%라도 줄었는가?
지속 가능한 몸은 ‘속도’가 아니라 ‘방향’으로 만들어집니다.
이 방향을 유지하는 한, 체지방은 천천히 내려가고, 근육은 조금씩 쌓입니다.
마무리 – “빨리”보다 “계속”
다이어트와 벌크를 오가며 몸을 반복해서 망가뜨리는 대신,
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건 이런 질문일지 모릅니다.
“나는 이 루틴을 1년, 3년, 5년 동안 계속할 수 있을까?”
체지방은 줄이면서 근육을 늘리는 것.
가능하고, 의미 있고, 무엇보다 “지속 가능한 선택”입니다.
이 채널은 그런 선택들을 하나씩 쌓아가는 과정을 다룹니다.